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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운명 같은 사랑이 있기는 하냐고 삐딱한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에게 보란 듯이 답하는 두 사람인 김요안나 정성민 부부를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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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안나 씨 나이 직업
산업재해를 주로 다루고 있는 부산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요안나(39) 씨는 변호사를 도와 자료를 모으고 검토합니다.
피아노 치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던 김요안나 씨는 원래 유치원에서 음악을 가르치던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팔자에 없던 법을 공부하고 법률사무소 사무장까지 하게 된 건 남편 정성민(41) 씨의 사고 때문입니다.
페인트 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성민 씨는 5년 전, 기계에 몸과 머리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고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머리뼈가 부서지면서 뇌를 다쳤습니다.
성민 씨는 어린아이 수준의 인지장애를 얻었고 뿐만 아니라 시신경이 손상돼 왼쪽 눈을 실명했고 손가락 2개가 절단됐으며 만성 신부전증과 당뇨까지 앓게 됐습니다.
남편 간병과 어린 딸을 돌보는 일만도 벅찼지만 남편의 산재 사고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 하루에 3시간씩 자면서 법률 및 의학 서적들을 탐독했고 관련 강좌를 찾아다녔다.
▼ 김요안나 씨 나이 직업 ▼
정성민 씨 나이 직업
소송을 담당했던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러 갈 때마다 질문을 한 보따리씩 챙겨가 독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 요안나 씨의 열정과 산재에 대한 높은 이해를 눈여겨본 변호사의 제안으로 직업까지 바꾸게 됐습니다.
요안나 씨와 성민 씨의 인연은 무려 29년 전 엄마를 따라 성당에 다니던 열 살 꼬마 시절, 그곳에서 성민 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돌봐줄 어른이 필요했던 성민 씨는 성당의 봉사단체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었고 요안나 씨 또한 형편이 넉넉지 않아 같은 도움을 받고 있었습니다.
성당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오빠 동생으로 사이좋게 지내던 두 사람은 자라면서 자연스레 서로의 첫사랑이 됐고 유일한 사랑이 됐습니다.
어렵게 자랐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고 반듯했던 성민 씨가 좋아서 10년의 연애 끝에 결국 결혼에 성공했고 귀여운 딸 한별이(11)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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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전문 법률사무소 연락처 홈페이지
행복한 가정에 대한 갈망이 큰 만큼 가족을 위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성민 씨는 낮엔 회사에 다니면서 저녁에 헬스트레이너로 일할 만큼 성실한 가장이었습니다.
남편이 간혹 가족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수많은 추억을 잊은 걸 확인할 때면 함께 한 시간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 기분에 마음이 무너집니다.
그래도 요안나 씨는 꿋꿋하게 남편의 옆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성민 씨는 요안나 씨의 하나뿐인 사랑이자 영원한 동반자이기 때문입니다.
산재 사고 이후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 온 성민 씨는 이번엔 중추성 요붕증과 행동장애로 1년 동안이나 입원 생활을 했습니다.
상태가 많이 호전돼 드디어 집으로 돌아온 성민 씨는 사실 성민 씨를 간병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억이 많이 사라지고 남은 기억도 이리저리 엉켜있는 상태라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기 일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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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매 진료 병원
식탐이 심해져 시시때때로 먹을 걸 찾고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해 날마다 이불 빨래를 하는 날이 많습니다.
직장에 나가 돈을 벌어야 하는 요안나 씨를 대신해 주중에 성민 씨의 간병을 맡은 건 친정엄마 김인애(68) 씨입니다.
아들 같은 사위 성민 씨에 대한 애틋함과 딸에 대한 애처로움으로 기꺼이 나섰고 이를 위해 얼마 전엔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따 두었습니다.
남편의 사고 후 고군분투하느라 브레이크 없이 달려온 탓인지 3년 전에 덜컥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요안나 씨는 이 또한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남편 간병을 위해 수술 후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방사선 치료만으로 버텨냈습니다.
요안나 씨가 바라는 건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의 행복으로 성민 씨와 함께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것으로 남편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맙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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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만 곁에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여자,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하는 일상을 지키려는 요안나 씨의 특별한 사랑을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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